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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CLOUD ISSUE 04 SAP 클라우드 시대 변신 성공 비결은 상세보기
[2019-10] CLOUD ISSUE 04 SAP 클라우드 시대 변신 성공 비결은 게시글 정보입니다.
2019.09.19 16:10
[2019-10] CLOUD ISSUE 04 SAP 클라우드 시대 변신 성공 비결은
03 WMWorld 2019를 통해서 본 VMware 최근 동향

2005년 SAP는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가 1990년대부터 연구하면서 창업한 메모리 기반 데이터베이스 개발 회사인 회사를 인수했다. DBMS 분야는 오라클과 협력해온 SAP 입장에서는 DBMS 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영역을 거침없이 침범하는 오랜 동맹군 오라클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 결정이 SAP의 클라우드 시장 진입에 핵심이 될 거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SAP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인사관리(HCM), 고객관리(CRM) 등 수많은 기업들이 회사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업 대상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독일회사다. 국내서는 삼성전자가 SAP ERP를 도입하면서 국내 입지를 다졌다. 이런 회사가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은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까. SAP는 어떻게 클라우드 시장 대응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있을까.

최근 방한한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IaaS와 PaaS, SaaS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비결을 자사 제품의 탈바꿈과 함께 진행된 다양한 기업의 ‘인수합병’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사장

그림 1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사장

SAP의 클라우드 전략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집토끼를 지키기가 먼저라는 걸 알 수 있다. SAP는 전통적으로 ERP와 SCM, CRM 분야의 강자였다. SAP는 고객들이 개별 제품을 사서 통합 하는 고민에 봉착하자 자사의 제품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투자해 왔다. 이 과정에서 앞서 밝힌 대로 오랜 협력자였던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인수하면서 자사와 경쟁 관계로 돌입하자 SAP도 DB 시장에 뛰어들었다.

핵심은 전통적인 HDD 기반 RDMS가 아니라 메모리 기반 DBMS이었다. SAP는 2011년 6월 SAP HANA(HAsso Platner’s New Architecture 또는 High Performance ANalytic Appliance)라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를 선보였다. SAP는 이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인 SAP HANA에 최적화된 SAP S/4HANA를 대기업용 ERP를 2015년에 선보이면서 주력 제품에 대한 클라우드 여정을 시작했다.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빠른 처리에 대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든 자사 제품들을 통합시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AP는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최대한 많이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 SAP HEC(SAP HANA Enterprise Cloud)도 선택지 중 하나다. 대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지만 기업 내부에 프라이빗 환경으로 구축하려는 요구를 수용한 해법이 SAP HEC다. 기업 내부에 구축하고 SAP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SAP HEC를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플랫폼 등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 구연해서 운영할 수도 있다.

SAP 클라우드 포트폴리오

그림 2 SAP 클라우드 포트폴리오

이를 선택한 대표적인 기업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다.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은 “SAP HANA를 활용하는 솔루션 도입 결정은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현대·기아차 여정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SAP와의 협력이 속도와 효율성,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고객 지향적 혁신을 지원할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악수하고 있는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좌)과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우)

그림 3 악수하고 있는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좌)과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우)

현대·기아차는 SAP의 차세대 클라우드와 전사적자원관리(ERP) 플랫폼을 도입해 프로세스 혁신과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Intelligent Enterprise)’ 전환을 진행한다.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란 초고속 IT 인프라와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 및 분석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SAP가 현대·기아차에 제공하는 플랫폼은 ‘SAP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SAP HANA Enterprise Cloud, 이하 ‘SAP HEC’)’기반의 솔루션을 포함한다.

현대·기아차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를 통해 일원화된 글로벌 비즈니스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SAP S/4 HANA + SAP HEC'를 활용한 글로벌 ERP 플랫폼 구축은 이미 현대·기아차 ERP 비즈니스 운영 경험이 풍부한 현대오토에버와 적극적 협업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전 세계 주요 생산기지와 거점에 기존 대비 최대 1,800배 이상 빠른 데이터 분석과 리포팅 기술을 갖춘 SAP S/4HANA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데이터에 기반한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30여 곳의 개별 공장에 적용했던 ERP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남 광주에 새롭게 마련하는 데이터센터에 통합해 싱글 인스턴스 환경으로 구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도체 업체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해 이런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중국 반도체 공장은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ERP가 구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ERP 시장 중 대기업 시장은 SAP 제품군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의 클라우드 여정에서 SAP와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다.

전통적인 자사 제품을 클라우드로 탈바꿈시키는 전략과 함께 SAP는 SaaS 시장에서 인수합병 카드를 제때 잘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에도 성공하고 있다.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인수합병을 할 때 SAP가 보유한 제품들과의 통합은 기본이다. 이 기본을 바탕으로 문화적인 통합 영역도 중요하게 검토한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SAP와 해당 기업 경영진끼리 많은 대화를 한다. 그래야 빠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게 무척 중요하다. SAP의 이런 인수합병이 성장 전략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SAP의 성과는 SaaS 시장 동향을 정리하면서 몇 차례 인용했던 시장 조사 업체인 시너지리서치그룹이 최근 발표한 2019년 1분기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SAP이 엔터프라이즈 SaaS 연간 성장률은 39%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4%, 세일즈포스 21%, 어도비 29% 비해 높다. 특히 오랜 동맹이었다가 경쟁 관계로 바뀐 오라클 25%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1)

SAP 인수합병과 매출 성장 추이

SAP는 45년 넘게 시장을 선도하면서 25개 산업의 핵심 경영 업무(SAP S/4HANA)외에도 고객(SAP C/4HANA), 경험(Qualtrics), 인사(SAP SuccessFactors), 구매(SAP Ariba), 지출 관리(SAP Concur) 등의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 제공한다.

특히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메모리 기술에 투자하면서 HDD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환경을 탈피한 게 무엇보다 주요했다. 핵심 ERP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기존 환경들을 하나하나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2011년부터 본격적인 SaaS 기업 사냥에 나섰다. 자사 제품을 통합해 제공하는 방식을 고수하던 SAP가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새로운 시대 변화된 모습이다.

패키지 ERP가 클라우드 환경으로 변화되는 게 놀라운 일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고객 관리와 경험, 마케팅, 커머스 등 CX 분야에 15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다.

SAP는 2000년 대 초까지만 해도 인수합병 대신 모든 걸 스스로 개발해 사용하는 기업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2011년 HR 관련 SaaS 회사인 서섹스팩터를 인수했고, B2B 전자상거래 서비스 회사인 아리바도 품에 안았다. 비용통제 분야에서 20여 년이 넘게 사업했던 컨커도 합병했다. 특히 지난해 말 80억 달러에 인수한 경험관리 기업 퀄트릭스는 최근 SAP가 가장 강력하게 밀고 있는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AP는 이를 경험경제라고 알리고 있다.

경혐경제가 어떤 것이기에 80억 달러나 주고 투자를 한 것일까.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 곳 이상의 기업이 퀄트릭스 솔루션을 활용해 소비자가 사랑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며, 의미 있는 사내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미국 포춘 100대 기업의 75% 이상과 미국 100대 경영대학원 99곳에서 퀄트릭스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SAP의 매출 성장과 주요 인수 시점

그림 4 SAP의 매출 성장과 주요 인수 시점

경험경제란 제품과 서비스 구입 시 겪는 경험에 의해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제를 뜻한다. 소비자 경험 관리를 기반으로 하는 경험경제라는 단어는 약 20년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기업들은 운영데이터와 경험데이터를 결합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라이언 스미스 퀄트릭스 CEO는 “이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왜 이직했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큰 조직에서는 이직을 한 사실을 알지만 왜 이직을 했는지 파악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주는 게 기존의 SAP 제품들이라면 왜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게 바로 퀄트릭스의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퀄트릭스가 위치한 유타 주에서는 약 80%의 여성들이 출산 후 다시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퀄트릭스는 자체적인 경험 데이터를 활용해 이 수치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효성이 국내 첫 번째 고객이다. 효성은 해외 시장 조사 때 퀄트릭스와 협력한다. 제품 출시 전에 시장과 고객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궁극적으로 실패율을 대폭 낮추고 신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험데이터(X-data)와 운영데이터(O-data)의 상관관계

그림 5 경험데이터(X-data)와 운영데이터(O-data)의 상관관계

SAP는 C/4 HANA 제품으로 세일즈포스가 주도하고 있는 CRM 시장에도 서서히 힘을 내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B2B용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리바의 선전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이를 물류센터에 도입해 원활하고 신속한 구매와 물류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자사가 가졌던 가장 강력한 무기를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신속하게 인수합병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하는 SAP를 보면서 돌다리도 두드리는 느린 기업이라는 말은 더 이상 옛말이 되었다.

참고문헌

  1. Globae Newswire, “SaaS Spending Hits $100 billion Annual Run Rate; Microsoft Extends its Leadership,” Jun 28, 2019